머릿말


“장로님이 보내주시는 설교를 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사모가
장로님이 보내주시는 설교를 해주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습니다. 그래서 보내
주신 설교를 여러 번 읽고 소화를 시키고 내 것으로 해서 주일날 강단에서 설교
를 했습니다. 처음 설교하는 날 저도 성령에 감동이 되어서 울면서 설교를 하고
사모도 울고 교인 몇이서 설교를 들으면서 울었습니다.”
월요성경학교에 오시는 어느 목사님의 말을 듣고“목사님, 같은 설교를 듣고
같은 감동을 받은 그 사람들이 진짜 교회입니다.”라고 말을 해준 적이 있다.
나와 동갑내기 목사님은 성경학교가 끝나고 식사를 하면서 그윽한 눈빛으로
나를 보면서 이렇게 말했다.
“장로님 보내주신 설교를 내 것으로 소화를 해서 설교를 하는데 교인들이 은
혜를 받는 것이 눈에 보입니다. 교인들의 영혼이 살아나는 것도 보입니다.”
그 목사님은 아주 감격에 젖은 어조로 그렇게 말을 했다. 그때 그 눈빛을 나는
잊을 수가 없다.
어떤 이는 설교를 받아서 읽을 때에 먼저 내 영혼이 산다는 고백을 하는 분도
있었다.
우리는 남의 설교를 무작정 베껴서 설교하는 것이나 성령의 감동도 없이 설
교집을 본떠서 설교하는 것을 전적으로 배격한다. 그러나 영적감동이 있는 설
교를 성령의 감동을 받아 전하는 것은 성령의 역사로 되는 것이다. 이십 년이 가
깝도록 월요목회자성경공부를 하면서 경건생활을 하는 주님과 연합된 인격들
이 모습을 나타내기 시작을 한지가 오래 되었다. 전도기술을 배워 교회를 크게
하려는 욕심 때문에 전도훈련을 받았던 사람들도 전도보다도 교회보다도 내 영
혼이 주님과 접촉하고 주님과의 연합된 삶을 살아야 목회도 전도도 할 수 있다
는 영적인 핵심을 붙잡는 데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던 것도 사실이다. 아직
도 교회를 해보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어지러운 한국교회환경의 탁류
(濁流)속에서 성경속의 옛 일군들과 같이 주님 안에 안연히 거하는 것을 우선으
로 삼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주님은 소수의 무리들에게 그와 같은 은혜를 가히 적지 않은 세월을
통해 일구어 놓으셨다. 때마침 2007년 봄, 대구예일장로교회 목사님의 유고로
인해 주일 낮에 설교를 하는 객원설교자로 초청을 받아 설교를 한지가 삼년이
되었다. 그 삼 년 동안 매주일 새로운 은혜와 영감을 주시는 대로 설교를 하면서
이 설교를 동역자들과 함께 나누어야겠다는 생각에 주님이 그 주간에 주신 설
교를 국내외에서 사역하고 있는 30여분의 목사님들에게 금요일마다 또는 목요
일에 이메일로 보내기 시작한 것이 이제는 양이 꽤나 되어 먼저 그중에서 절기
설교들을 모아 설교집으로 펴내어 주님을 사랑하고 그의 몸 된 교회를 섬기는
진실한 주의 종들과 함께 주님이 주신 은혜를 나누고자 한다.
초기에는 그야말로 노트식으로 짧게 기술하였으나 얼마 되지 않아 폭넓은
묵상을 뒷받침하기 위해 한편의 설교가 꽤 양이 많아졌다. 어떤 이들은 한편의
설교를 가지고 두세 번에 나누어서 하는 것도 은혜가 되었다고 한다.
아무쪼록 강단에 영감을 한층 더하여 양떼들을 먹이는 꼴에 도움이 되었으
면 하는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으로 절기설교집을 낸다.
부디 하나님이 에스겔에게 보여 주셨던 성전에 흐르는 영생의 강물이 교회
마다 강단마다 회복되어 영혼마다 소생하고 교회마다 소생하는 은혜를 속히 부
어주시기를 쉬지 않고 간절히 기도한다. 아멘.